우리아들이 발달이 느리다보니 여러가지 자극을 주고 싶었다. 예전에는 캠핑을 주로 갔는데 둘째가 태어나면서 캠핑장비들을 정리해서 창고에 넣었기 때문에 아들과 캠핑이 힘들어졌다. 그래서 주말마다 무엇을 해야할지 고민이 되는데… 최근에는 코로나가 심해져서 그 흔한 키즈카페도 못가다보니 아들이 너무 심심해한다. 그래서 알아보다가 발달이 느린아이에게는 등산이 좋다는 소리를 들은적이 있어서 등산을 하기로 했다. 실제로 아이와 등산하는 부모들이 많더라.
아래 작가분의 글을보니 나도 아들과 등산을 하고 싶어졌다. https://brunch.co.kr/@typhoon72/17
그래서 간식을 챙겨 근처에 있는 불암산으로 출발했다. 한 10년전에 불암산을 나 혼자 여러번 온적이 있었는데 시간이 흘러 이 곳을 아들과 같이 오니 기분이 참 묘하다.
우리아들은 체격은 좋으나 체력은 좋지 않기에 올라가다가 중간에 벤치만 보이면 무조건 앉아서 물을 마신다. 사진을 보면 초등학생 처럼 보이겠지만 6살이다.
안그래도 걸음이 느린 아이가 계속 쉬면서 가다보니 결국 정상은 가지 못하고 중간정도에서 간식을 먹고 서둘러 내려와야 했다. 생각을 해보니 등산을 하면서 정상에 가지 않고 내려온 적은 이번이 처음이다.
중간지점이더라도 풍경은 나쁘지 않다. 물론, 아파트만 보이는 것은 좀 아쉽긴 하지만 그래도 기분은 좋다. 그래서 아들에게도 한 번 보라고 권유했으나 아들은 그런거에 관심이 없다.
산에서 다시 내려오는데 여러갈래의 길이 나온다. 당연히 나는 올라온 길로 다시 내려가려고 했으나 우리 아들은 다른 길로 가고 싶어한다. 이게 발달이 느린 아이들의 특징인지는 잘 모르겠으나 우리 아들은 자신이 원하는 길로 가지 않을 경우 매우 격하게 불편함을 드러낸다. (어쩌면 그냥 아빠의 성격을 닮은 것일 수도 있겠다.)
그래서 할 수 없이 아들이 원하는 길로 내려갔는데 처음보는 동네였는데 그곳은 재개발중이라서 대부분의 집이 비어있었다. 서둘러 그 곳을 내려와 큰길로 와보니…… 여긴 중계동이다. 등산시작은 공릉동에서 했는데 마무리는 중계동에서 하게 된 셈이다.
몸도 힘들고 날씨는 춥고 배도 고파서….그냥 택시타고 집으로 갔다. 다시 한 번 느꼈지만 우리 아들은 참 택시를 좋아한다.
1 comment
와우! 아들이 잘생겼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