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자로서 일을 하다보면 생각보다 많은 부분에서 우울할 때가 있다. 그 우울함이 심해지면 '나는 과연 필요한 존재가 맞는가?'라는 생각까지 들곤 한다. 문제는 이런 경험을 자주 할수록 자존감이 낮아진다는 것이다. 내가 겪어온 경험을 토대로 이 문제를 어떻게 극복했는지 이야기하고자 한다.
어떤 한 사람이 있다. 그 사람을 보면서 나는 이런 생각을 했다.
"저 분의 인성과 역량을 닮고 싶다. 내 아들이 커서 어른이 된다면 나의 모습보다는 저 분의 모습을 닮았으면 좋겠다."
그 분은 내가 현재 재직중인 회사의 CTO이자 나의 리더였다. 아이러니하게도 그 분과 나는 전혀 다른 성격의 소유자이고 업무 스타일도 많이 달랐다. 하지만 난 정말로 그분을 닮고 싶었다.
회사에는 동료와 일이 있다. 가정에는 아내와 애들, 육아업무가 있다. 그러나 그 어디에도 나는 없었다. 원래 나 본연의 내가 존재할 수 있는 시간과 장소는 없었다. 단지, 의무로서의 나만 존재했다. 언뜻 생각해보면 참 서글프기도 하지만 잘 생각해보면 꼭 그렇지도 않다. 현재 나의 상황, 역할, 가족, 일.....그 모든 것이 결국은 나를 구성한다. 원래 나 본연의 나는 처음부터 없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일반적으로 제품개발(Product 개발)이라고 하면 기획/디자인/개발 과정을 거쳐 Product이 완성되는 과정을 의미한다. 그런데 인스파이어드 책의 저자 마티 케이건은 제품을 발견하는 과정과 제품을 시장에 전달하는 과정도 제품개발에 속한 과정이라고 정의한다. 그런 의미로 볼 때 Product을 개발한다는 것은 영업/마케팅 조직의 비지니스 과정과 분리되어 있지 않다는 것을 의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