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오래전부터 ‘기획자나 Product Manager가 개발공부를 해야 하는가? 혹은 코딩을 할 줄 알아야 하는가?’에 대한 논란이 있어왔다. 안타깝게도 그 논란은 지금도 있는 상황이다. 오늘은 그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자 한다.
1번사례)
후배 K(PM) : 기술적 지식이 없다보니, 자신이 없어요. 그래서, 저 때문에 문제가 생길 것 같아요. 그래서 그만두고 싶어요.
나 : 왜 발생하지도 않은 미래의 문제를 현재의 문제로 생각해서, 자책을 하는거지?
후배 K(PM) : 나보다 기술적 지식이 많은 사람이 와서, 이 업무를 하는 것이 회사에 도움이 될 것 같아요.
나 : 나는 비개발자에게 필요한 건 엔지니어 지식이 아니라, 자신이 알고 싶은 것과 필요한 것을 명확하고, 구체적으로 설명하는 커뮤니케이션 능력이라고 생각해.
후배 K(PM) : 정말 개발지식이 없어도 될까요? 모르는게 너무 많다보니까….자신감이 없어져요.
나 : 당신이 개발공부를 하는 것보다, 비개발자인 당신에게 엔지니어가 더 쉽고 친절하게 설명을 해주는게 합리적이지 않을까?
2번사례)
후배 J(기획자) : 저는 기획일을 잠시 그만두고(퇴사하고), 더 성장을 위한 준비를 하려고 한다.
나 : 그래, 그 계획을 들어볼 수 있을까?
후배 J(기획자) : 저는 기획을 더 잘하기 위해서, 개발공부를 하려고 합니다. 개발 지식을 갖추게 되면, 프로젝트 리딩을 잘 할 수 있을 것 같고, 문제없는 기획서를 작성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나 : 그럼….개발자들이 그냥 기획을 하면 되지 않을까? 기획자가 개발을 공부하는 것 보다 그게 훨씬 빠를걸?
후배 J(기획자) : 그건……흠….
Product Manager나 기획자를 채용할 때 들어오는 이력서 중 30%정도는 자신의 강점을 코딩경험이나 개발지식으로 내세운다. 심지어 디자이너도 자신은 FrontEnd 개발경험이 있다는 것을 강점으로 내세운다.
도대체 왜 이런일이 일어나는 것일까?
그것은 개발자들의 언어를 기획자나 디자이너가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자 그러면, 여기에서 생각을 해보자.
비개발자가 이해하기 쉽도록 제대로 설명하지 못하는 개발자가 잘못된 것일까?
아니면, 개발자들의 언어를 알아듣지 못하는 기획자와 디자이너가 잘못된 것일까?
애초에 이런 일은 발생할 필요가 없었다.
답은 너무나 명확하다. 개발자의 커뮤니케이션 역량이 낮은 것이 문제다. 그리고, 그것을 문제로 인지 못하는 조직의 문화가 잘못된 것이다. 또한, 자신이 이해하지 못한 것을 제대로 물어보지 못하는 PM도 문제가 있다.
- Product Manager의 커뮤니케이션 중 상당부분은….. 문제를 제대로 정의하고, 그 문제를 해결하는데 필수적으로 필요한 요건을 엔지니어들이 이해할 수 있도록 구체적으로 제시하는것이다.
- 엔지니어의 커뮤니케이션 중 상당부분은….엔지니어 관점에서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다양한 방안을 연구하고, 그것을 비개발자들이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하며, 그에 따른 일정과 위협요소를 안내하는 것이다.
우리는 서로 각자의 전문성을 갖추고, 협업하여, 더 좋은 성과를 내기 위해 모였는데, 특정 직무의 언어를 이해하기 위해, 자신의 직무에 투자할 시간을 줄여야 한다면, 그게 과연 맞는 것일까?
그리고, 기본적으로 커뮤니케이션은 메세지를 ‘전하는 것’과 ‘듣는 것’ 이 2가지가 함께 존재한다. 그런데, 아쉽게도 너무 많은 사람들이 메세지를 ‘듣는 것’에만 관심이 있고, ‘전하는 것’의 중요성은 많이 간과하는 것 같다.
각자 자신의 전문 분야에서 메세지를 상대방에게 전달할 때, 전문가가 아닌 사람도 이해할 수 있도록 메세지를 전달하면, 우리는 상대방의 언어를 이해하기 위해 별도의 시간을 투자할 필요가 없어진다.
그래서 어떻게 해야 하는가?
- 자신의 전문분야가 아닌 다른 분야의 언어를 잘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그리고 구성원 모두가 그것을 인정해야 한다.
- 모르는 언어가 나오면, 그것에 대해서, 당당하게 질문할 수 있는 문화가 정착되어야 한다.
- 무엇보다 커뮤니케이션 역량에 대한 정의가 바로서야 한다. 복잡하거나 전문적인 지식을 필요로 하는 사안에 대해서… 누구나 이해할 수 있도록 쉽게 설명할 수 있는 역량이 좋은 커뮤니케이션 역량이다.
- 팀장, 실장, 본부장들은 이런 부분을 신경써서, 조직의 커뮤니케이션 문화를 만들어야 할 것이다.
Product Manager는 그래서 개발을 공부해야 하는가?
그건 당신이 알아서 판단해야 할 문제라고 생각한다.
다만…..문제를 정의하고, 가설을 세우고, 그것을 검증하고…그 과정들을 문서화하며, 자신이 담당하고 있는 Product의 미래를 고민하고, 우선순위 업무를 결정하여, 그것을 진행시키는 것만 해도 바쁘지 않을까?
물론, 상황에 따라 기술적인 지식이 필요한 부분이 있기는 한데….그런 부분은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엔지니어에게 물어보고, 이해하면 되지 않을까? 사실, 요즘에는 LLM의 성능이 너무 좋아서, 엔지니어에게 물어볼 필요도 없을 듯 하다.
잊지 말아야 한다. Product Manager에게 필요한 것은 시스템 구현 지식이 아니라, 시스템적 사고방식이다. 요즘 느끼는 것이지만…현대 사회에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지식보다는 사고이다.
“오늘도 꼰대같은 이야기를 했다. 그러나 어쩔 수 없다. 사실이니까…”
궁금하신게 있다면, 물어보세요. 꼰대는 답변해드립니다.
막연하게 걱정만 하지 말고, 누군가에게 도움을 요청해보세요. 도움을 요청하면,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도움을 줍니다. 무엇이든지, 시도해보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