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에서 일을 하다보면, 후배들과 많은 면담을 하게 되는데, 그 중에서 굉장히 높은 빈도로 아래와 같은 대화의 면담이 많다.
후배 K : “지금 회사에서의 일이 싫은 것은 아닌데, 직무를 바꾸고, 이직하고 싶어요”
나 : “그래? 어떤 직무로 바꾸고 싶은데?”
후배 K : “잘 모르겠어요. 내가 뭘 좋아하는지 모르겠어요“
나 : “그럼 일단, 퇴사를 하고, 스스로 뭘 좋아하는지 알아보고 싶다는 이야기인가?”
후배 K : “아니요. 그건 아니에요. 그냥 일단, 고민중이에요. 그런데, 저 데이터 프로젝트 매니저에서, 프로덕트 매니저로 직무를 변경하는 것은 어떨까요?”
나 : “특별히, 프로덕트 매니저로 직무를 변경하고 싶은 이유가 궁금한데?”
후배 K : “프로덕트는 앞으로도 다양한 방식으로 수요가 있을테니까…앞으로 계속 비전있는 직무일 것 같아서요”
나 : “음….비전있는 직무를 하고 싶은거야? 아니면, 너가 진정으로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 찾아나가는 과정이 필요한거야?”
후배 K : “음….저도 잘 모르겠어요. 그냥 좋아하는 일을 하고 싶은데, 그 일이 비전있고 가치있는 일이면 좋겠어요”
나 : “나는 너가 ‘하고 싶은 일’을 원하는 것인지, ‘사회적으로 인정 받는 직무’를 원하는 것인지에 대해서, 너 자신에 대해서 솔직하게 스스로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 그 고민이 먼저 선행되어야, 우리의 대화가 좀 더 구체적일 것 같아”
후배 K : “네…”
이런 대화가 발생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위 대화의 내용만 보면, 어처구니 없는 면담이라고 생각될 수도 있겠으나, 실제로 이런 일은 주변에서 자주 일어나는 일이다. 실제로,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모르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알지 못한다.
- 그 이유는 아주 간단하다. 살면서, 좋아하는 일을 해 본 적이 별로 없기 때문이다. 좋아하는 게임이나 여행을 해 본 적은 있겠으나, 좋아하는 업무를 해 본 적은 별로 없을 것이다.
- 그리고,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알기 위해서는 여러가지 경험을 하고, 자신의 성향을 이해해야하며, 실제로 자신이 생각한 일들을 해보고, 아니다 싶으면 빠르게 다른 일을 찾아서, 시도해야 하는데….속도가 중요한 현대 사회에서는 이런 과정들이 스스로 뒤쳐지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만든다. 자신이 좋아하는 일이 무엇인지 알아보는 위해서는 생각보다 큰 용기가 필요한 것이다.
고민에 대한 집중적인 사고 경험이 부족하다.
컴퓨터와 핸드폰 없이, 종이와 펜만 가지고, 어떤 사안에 대해서 1시간 이상 고민해본 경험이 있는가? 내가 알고 있는 대부분의 주니어들은 이런 경험이 없다. 그러다보니, 생각의 흐름이 본질에서 벗어하는 경우가 많다. 즉 스스로 집중적으로, 사고를 하고, 고민하는 훈련이 부족하다보니, 고민을 자주하기는 하지만, 생각이 자꾸 본질에서 벗어나 옆으로 새는 것이다.
그래서, 처음에는 자신이 뭘 좋아하는지 모르겠다고 하면서, 대화가 시작되었으나 마지막은 각광받는 일을 하고 싶다는 것으로 이야기가 바뀌게 되는 것이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일을 찾는다는 말은 사실 모순이다.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찾는 것은 생각보다 시간과 노력이 많이 필요하다. 그리고, 노력한다고 해서 꼭 찾으리라는 보장도 없다. 그런데, 생각해보면, 내가 가장 좋아하는 일을 찾는다는 말은 사실 모순이다. 가장 좋아하는 일, 혹은 더 좋아하는 일을 찾기 위해서는 세상에 있는 모든 일을 다 해봐야 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앞으로 새롭게 생기는 일도 빠지지 않고, 계속 시도해야 한다. 어쩌면, 애초에 내가 좋아하는 일을 찾는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었는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나는 질문을 바꿔보기로 했다.
나는 지금 하고 있는 일이 싫은가?
- 만약, 현재 하고 있는 일이 너무나 하기 싫은 일이라면, 그만두는 것이 맞다. 이럴때야 말로 용기를 내서, 다른 직무를 준비하라고 권하고 싶다. 단, 이 때도 생각해봐야 한다. 내가 하고 있는 직무가 싫은 것인지, 회사의 환경이나 옆의 동료가 싫은 것인지? 면밀히 살펴봐야 한다.
현재 하고 있는 일이 싫은 건 아닌데 단순히 더 좋아하는 일을 찾고 싶은 것인가?
- 그렇다면, 현재 하고 있는 일을 하기 싫어질 정도로 지긋지긋하게 노력해서 일을 해보자. 그러면, 답이 나올 것이다. 지긋지긋하게 열심히 했는데도, 현재 일에 대해서 싫어지지 않았다면, 굳이 더 좋아하는 일을 찾는데에 시간과 노력을 쓸 필요가 있을까?
- 단, 내가 명확하게 해보고 싶은 일이 존재한다면, 그 일을 해보라고 권하고 싶다. 해보고 싶은 일이 있다면, 당연히 그 일에 도전해보는 것이 합리적이다. 이럴 때는 용기를 내야 한다.
고민을 헷갈리지 말자.
단순히 이직을 하고 싶은 것인지, 정말 직무를 바꾸고 싶은 것인지 잘 생각해봐야 한다.
예를들어….
- 만약, 당신이 Product Manager라면, 자신에게 무례한 특정 개발자와의 불편한 관계 때문에 그러한 것인지, 자신의 커뮤니케이션 성향이 Product Manager와 잘 맞지 않는 것인지를 생각해봐야 할 것이다.
- 자신이 원하는 일이라는게, 자신의 장점 및 성향과 잘 맞는 직무인 것인지…아니면, 상대적으로 연봉이 높은 직무인 것인지 솔직하게 생각해야 한다. 더 높은 연봉을 위해서 직무를 변경하는 것이라면, 오히려 고민할 부분이 적다. 용기를 내서 도전만 하면 된다.
이 이야기를 하는 이유는 내가 실제로 여러 면담을 하면서, 이런 사례를 너무 많이 봐왔기 때문이다. 질문이 잘못되면, 옳은 답이 나올 수 없다. 여러분 스스로에게 솔직한 질문을 하고, 자신이 원하는 것을 제대로 정의해서, 여러분이 원하는 삶을 살기를 바란다.
“오늘도 꼰대같은 이야기를 했다. 그러나 어쩔 수 없다. 사실이니까…”
궁금하신게 있다면, 물어보세요. 꼰대는 답변해드립니다.
막연하게 걱정만 하지 말고, 누군가에게 도움을 요청해보세요. 도움을 요청하면,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도움을 줍니다. 무엇이든지, 시도해보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