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점에서 책을 고르던 중 ‘고종, 죽기로 결심하다’ 라는 책을 보고 바로 구입했습니다. 앞서 포스팅 한 ‘고종황제의 마지막 공간..덕수궁‘ 포스트에서도 말했지만 저는 대한제국 시대에 관심이 많았습니다. 이 책의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고종의 죽음이 타살이기는 하나 반은 자살이라는 것인데요 왜 그런가에 대해서 아주 자세하게 나와있습니다. 그리고 무능하고 나약하며 우유부단하다는 고종황제의 편견에 대해서도 아주 강력하게 반문을 합니다. 또한 치욕적이었던 대한제국 시대의 처절했던 이야기를 소설처럼 잘 풀어나갔기 때문에 감성적인 면에서도 아주 훌륭한 책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그래서 지금부터 책에 나온 내용을 토대로 고종에 관한 이야기를 해보고자 합니다.
* 이야기는 고종황제가 궁녀가 준 식혜로 독살당했다는 가정하에 시작하겠습니다.
1. 독살계획은 누가, 왜 꾸민 것인가?
보편적으로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는 시나리오는 이것이다. 1919년 1월, 조선총독부가 고종황제에게 파리평화회의에 ‘조선인은 일본의 지배에 만족하고 독립의 뜻이 없다’는 친서를 보내달라고 강요를 했는데 고종이 완강하게 거부하자 시해하기로 결정했다는 것이다.
그런데 저자는 여기에서 의문점을 제시한다. 애초에 일본은 을사조약이나 병합조약, 고종의 강제 퇴위 등 마음대로 일처리를 해왔는데 갑자기 뒤늦게 와서 실권이 없는 고종에게 친서를 요구한 것이 이상하다는 것이다. 친서를 요구하려고 했으면 보다 쉬운 순종에게 했을 것이며 순종이 거부했더라도 항상 그랬듯이 지네 멋대로 문서를 위조했을 것이다. 따라서 그 친서를 위해 여론의 악화까지 무릅쓰며 고종을 독살했다는 것은 이해가 가지 않는다. 이 책의 저자(함규진)가 지지하는 가설은 이렇다.
윌슨의 ‘민족자결주의’가 제국주의 체제를 뒤 흔든 당시 무엇보다 국제적 도움이 절실했기 때문이 고종황제는 망명정부를 세우고 한일병합의 무효선언을 하기 위해 망명준비를 하고 있었다. 망명준비를 하는 과정에서 누군가의 도움이 필요했기 때문에 그 계획을 어주도감 한상학과 상의를 했다.그런데 알고보니 한상학이 대표적인 친일파 이완용과 사돈관계 였다. 한상학은 이완용에게 이 사실을 보고했고 이완용이 고종 암살을 추진 한 것이다.
그런데 저자는 여기에서도 몇 가지 의문점을 제시한다. 첫째는 고종이 한상학과 이완용의 관계를 모를리가 없다는 것이다. 고종은 본래 대하는 사람의 배경과 경력 캐기를 좋아했고 그것을 기억하는 능력도 뛰어났다고 한다. 따라서 자신을 가까이서 모시는 사람의 뒷배경을 고종이 모를리가 없다. 그리고 다른 사람도 아니고 이완용과 사돈관계인 것을 모를 경우는 더더욱 없다. 결론적으로 고종황제는 한상학이 이완용과 사돈관계 인 것을 알면서도 망명계획을 상의했다고볼 수 있다. 즉, 고종은 한상학이 이완용에게 이 계획을 말해주기를 은근히 바랬던 것이다.
2. 고종황제는 왜 한상학이 이완용과 사돈관계인 것을 알면서도 망명계획을 상의했을까?
여기에서 책의 저자는 놀라운 사실을 제시한다. 이완용이 처음부터 친일파가 아니었으며 매사에 신중하고 침착했다고 한다. 그리고 1896년 (아관파천), 을미사변 이후 일본몰래 고종황제를 러시아 공사관으로 옮긴 것이 바로 이완용이었다. 일본의 삼엄한 경비를 교묘하게 뚫고 고종을 침착하게 러시아 공사관으로 이동시킨 것이 바로 이완용이었던 것이다. 그러나 이완용은 러일전쟁 이후 대세가 일본으로 기울었다고 판단하여 골수 친일파가 된 것이다. 이런 사실들을 종합해 볼 때 우리가 생각했던 것과 달리 이완용과 고종은 잘 맞았던 것 같다. 을사조약 이후에도 고종은 ‘아무튼 수고했다’고 하며 이완용에게 위로금을 보냈다고 한다. 무엇보다 고종 앞에서도 칼들고 설치는 송병준과 같이 무식한 친일파와 달리 이완용은 항상 예의를 차렸다. 종합하자면… 평소에 고종은 이완용의 능력에 대한 신뢰가 두터운 편이었기 때문에 이완용이 ‘제 2의 아관파천’을 성사치켜주기를 기대한 것이다. 그렇다고 고종이 이완용을 100% 신뢰하진 않았을 것이다. 고종황제도 이완용이 사기꾼 같은 놈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즉, 망명계획이 이완용의 귀에 들어갈 경우 이완용은 이 사실을 일본에 보고할 확률이 높고 그럴 경우 자신의 목숨이 위태하다는 것을 고종도 잘 알고 있었다는 것이다.
3. 왜 고종은 확률이 너무도 적은 싸움을 시작했는가?
아무리 이완용의 능력이 필요했다고 해도 골수 친일파인 이완용에게 망명계획이 흘러 들어가도록 한 것이 처음엔 이해되지 않았다. 그러나 고종도 믿는 구석이 있었다. 이완용이나 일본이 자신을 암상 할 경우 국민들에 의해 삼일운동 같은 저항운동이 크게 일어날 것을 고종은 이미 알고 있었던 것이다. 즉, 마지막으로 고종은 자신의 신민들을 믿은 것이다.
정리하자면…
고종은 자신을 망명시켜 줄 능력있는 신하가 필요했고 그 사람으로 이완용이 적합하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그와 사돈관계인 한상학에게 그 사실을 말해서 자연스럽게 이완용의 귀에 들어가게 한 것이다. 만약에 이완용이 자신을 도와주기로 결심한다면 망명의 성공확률이 높아질 것이고 이완용이 배신하여 자신이 죽더라도 그로인해 국민의 저항운동이 일어날 것을 알았기 때문에 자신이 일본과 싸울 수 있는 모든 방법은 다 한 것이라고 생각한 것이다.4. 고종은 식혜를 마시면서 독이 들었다는 것을 알고 있엇을 것이다. 고종은 오래전부터 임오군란, 동학운동, 을미사변 등을 통해 신변의 위협을 느끼고 있었으며 매사에 주의를 기울였다고한다. 특히 독살에 대한 염려가 가장 많았다고 하는데 그 이유는 순종이 어느날 아편이 든 커피를 마셔서 큰 변을 당했기 때문이다. 고종은 오래전부터 커피를 즐겨 마셨기 때문에 커피맛이 이상한 것을 알고 조금만 먹고 바로 뱉었으나 순종은 커피맛을 잘 몰랐기 때문에 훌쩍 다 마셔버린 것이다. 그래서 그날 이후 순종은 치아가 빠지고 오랫동안 피변이 나왔다고 한다.
그 날 이후 고종은 음식에 대해 굉장히 신중했고 어느 때는 궁녀가 주는 음식보다 친한 외국인 선교사가 주는 음식을 더 선호했다고 한다. 그리고 주로 통조림음식을 많이 먹었고 항상 은수저를 이용했다고 한다. 왜냐하면 그 당시에는 은수저를 이용하여 독이 들은 것을 어느 정도 감별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저자는 이런 고종이 식혜를 아무런 의심없이 먹었다는 것과 한 사발을 다 마신것에 의문점을 제시한다. 왜냐하면 독살을 하기 위해선 독이 무취, 무향이어야 하고 극소량으로도 사람의 목숨을 끊을 수 있어야 하는데 그 당시에 그런 독을 구하기는 어려울 뿐더러 고종은 그 누구보다 식혜맛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사람을 죽일 정도로 독이 들어갔을 경우 고종은 바로 이상하다는 것을 눈치챘을 것이다. 따라서 고종은 자신이 마시고 있는 식혜에 독이 들어있다는 것을알았지만 멈추지 않고 계속 식혜를 마심으로써 독살과 자살이 뒤 섞인 선택을 한 것이다. 자신이 죽으면 신민들이 일본과 싸워줄 것을 기대하면서……. 글이 너무 길었기 때문에 다 읽으셨나 모르겠습니다. ^^ 줄인다고 줄였는데도 기네요…ㅜ.ㅜ 책에 이런 말이 나옵니다. ‘ 살기 위해 싸우는 것이 아니라 싸우기 위해 삶을 쓴다.’ 이 한 문장이 고종을 잘 표현한 말이 아닌가 싶네요. 우리들이 생각했던 것보다 실제로 고종은 더욱 많은 독립활동을 했다고 합니다. 물론 번번히 실패해서 결과적으론 더욱 상황을 악화시켰지만 말입니다. 그런데 고종의 입장에서 생각을 해본다면….만약 내가 고종이었다면…..’그렇게라도 할 수 있었을까?’라는 생각이 듭니다. 고종은 수십번의 시도를 했고 실패를 했지만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결국엔 자신의 죽음도 일본과 싸우기 위해 한 결정이었습니다. 어쩔 수 없다는 핑계아래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보단 힘들더라도 싸우는 것이 나라의 왕으로써 도리 맞다고 생각하고 행동에 옮겼던 조선 26대 왕, 고종….. 역사를 한 번 쯤 우리의 입장이 아닌 그 분의 입장에서 생각해 보는것은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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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nzone님, 안녕하세요.
저는 반디앤루니스 컨텐츠팀 김현선이라고 합니다.
저희 반디앤루니스는 다음 View와의 제휴를 통해 매주 ‘다음 View’에 노출되는 블로그 중 좋은 글을 <반디 & View 어워드>로 선정하여, 선정된 블로거분들께 반디앤루니스 적립금을 지급하여 시상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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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디앤루니스 컨텐츠팀 김현선 드림